진달래꽃 · Azaleas — 김소월

진달래꽃

Azaleas
김소월  ·  Kim Sowol  ·  1902–1934  ·  192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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The poem

시 전문the complete poem, with a translation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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I 나 보기가
가실 때에는
말없이
When you leave,
weary of the sight of me,
I will let you go — gently, without a word.
II 영변(寧邊)에 약산(藥山)
진달래꽃
가실 길에
From Yaksan hill in Yeongbyeon
I will gather armfuls of azaleas
and strew them on the road you walk.
III 가시는 걸음 걸음
놓인 그 꽃을
Step by step as you go,
tread softly on those flowers
laid down before your feet.
IV 나 보기가 역겨워
가실 때에는
When you leave,
weary of the sight of me,
even in death I will not shed a tear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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Reading the words

시어 풀이the vocabulary, and why each word matters

The place

영변에 약산Yeongbyeon & Mount Yaksan

영변은 실제 지명입니다. 오늘날 북한 평안북도 남부, 평양에서 북쪽으로 약 80km 떨어진 청천강 북쪽의 고을이고, 그 서쪽으로 약산(藥山)이 솟아 있습니다. ‘약초가 많이 난다’ 하여 붙은 이름입니다.

약산의 전망대 약산동대(藥山東臺)는 예로부터 ‘관서팔경(關西八景)’의 하나로 꼽힌 명승지입니다. 봄이 오면 온 산이 연분홍으로 물들어 — 봉우리마다 진달래가 한 벌 덮이고 구룡강 물 위에까지 꽃 그림자가 비칩니다. 진달래는 한반도 어디에서나 피지만, 김소월의 이 시 이후로 자연스레 ‘영변의 약산’과 하나로 묶였습니다.

분단 이후 남녘 사람들에게 영변은 두 가지로 떠오릅니다 — 시 속 “영변에 약산 진달래꽃”, 그리고 영변 핵시설. 정주 부근에서 나고 자란 김소월은 나뉜 조국을 보지 못했고, 이 시가 가리키는 봄 산은 이제 대부분의 한국인이 가 닿을 수 없는 곳이 되었습니다.

The flower

진달래jindallae — the flower that covers the mountains

진달래(Rhododendron mucronulatum, Korean azalea)는 이른 봄에 피는 관목입니다. 4월, 잎보다 먼저 혹은 잎과 함께 연분홍 꽃을 터뜨리고, 온 산비탈을 뒤덮습니다 — 시가 그리는 바로 그 “온 산을 연분홍색으로 물들이는” 풍경입니다.

개화4월 초, 잎보다 먼저 피어 산 전체를 물들임
참꽃꽃잎을 먹을 수 있어 ‘참꽃(진짜 꽃)’이라 불림 — 화전(花煎)과 진달래술을 담갔습니다
개꽃닮은꼴 철쭉은 독이 있어 ‘개꽃’ — 시 속 꽃은 순하고 다정한 참꽃입니다

그래서 화자가 “아름 따다” 뿌리는 꽃은 귀하고 화려한 꽃이 아니라, 해마다 어느 봄 산에나 피는 가장 흔하고 정다운 꽃입니다. 바로 그 소박함이 이 배웅을 사치가 아닌, 깊고 민중적인 사랑의 몸짓으로 만듭니다.

겨우내 방 안에 있던 여인들이 봄이면 이 분홍 꽃잎으로 화전을 부쳐 집안의 우환을 씻고 소원을 빌던, 삶에 가장 가까운 꽃이기도 합니다.

The heart of it

정 그리고 한why this poem is felt as Korea’s own

jeong · self-giving affection
han · sorrow held in, endured

이 시의 힘은 느끼는 것과 반대로 말한다는 데 있습니다. 정(情)은 길에 뿌린 꽃, 말없는 배웅, 극진한 높임말에 담겨 있습니다. 한(恨)은 시 전체를 움직이는 힘입니다 — 울지 않겠다, 붙잡지 않겠다, 원망하지 않겠다는 그 다짐이야말로, 참고 있는 눈물의 강을 독자에게 고스란히 느끼게 합니다.

수미상관(首尾相關)으로 첫 연과 끝 연이 마주 서고, 7·5조 민요 가락이 나직한 자장가처럼 흐릅니다. 아름답게 놓아주면서 속으로 무너지는 그 절제된 사랑을, 한국인은 자신의 정서로 알아봅니다.

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
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
When you leave, weary of the sight of me — even in death I will not shed a tear.

「진달래꽃」 · 김소월(金素月, 본명 김정식) · 1922년 7월 『개벽』 최초 발표 · 시집 『진달래꽃』(1925)

원문은 퍼블릭 도메인입니다. 영역(英譯) 및 해설 — 이 페이지를 위해 새로 옮김.

사진 — Jungsik Kwak / Pexels (무료 라이선스)